1.2 사회화 과정과 범죄
사회구조에 초점을 맞춘 이론들은 사회구조와 범죄가 상관이 있다고 보고 개인이 특성이 아닌 환경의 구조를 강조하였다. 이와 달리 사회과정이론은 그 사회의 구성원이 어떻게 범죄자가 되는지에 관하여 초점을 맞춘다. 다시 말해, 범죄를 조장하는 환경이나 범죄자의 특성보다는 개인이 범죄자가 되는 과정을 설명하고자 한다(Reid, 1985).
사회화 과정에 대한 이론은 동일한 사회구조적 조건을 가진 사람들이 모두 동일하게 반응하는 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대하여 연구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되었다. 하류 계층이라고 하더라도 일부는 법을 지키는 데 반하여, 어떤 사람들은 그 법을 어기고 범죄를 저지른다. 또한 모든 범죄자가 항상 범죄적인 수단을 사용하는 것은 아니며, 모든 비범죄자가 항상 법을 준수하는 것도 아니다. 환경에 대한 이러한 차별적 반응을 설명할 수 있는 인간의 사회화 과정에 대한 이론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범죄를 저지르는 동료와의 친밀한 접촉을 통해 범죄 기술을 학습한다는 사회학습이론(Social Learning Theory)이다. 두 번째 사회통제이론(Social Control Theory)은 모든 사람이 범죄를 저지를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가정한다. 이러한 잠재성이 대부분 사회적 유대를 통하여 통제를 받지만, 일부의 유대가 약화되면 그로 인하여 통제가 느슨해진 사람들이 범죄를 저지른다고 주장한다. 마지막으로 사회가 범죄자라는 낙인을 찍기 때문에 범죄자가 생기는 것이라고 보는 낙인이론(Labeling Theory)이 있다.
사회학습이론에 속하는 차별적 접촉 이론(Differential Association Theory)을 주장한 Sutherland(1978)에 의하면, 범죄성(criminality)은 유전되는 것이 아니라 대인 간의 사회적인 상호작용에 의해 학습되는 것이고, 법을 위반하는 것에 대한 호의적인 태도가 호의적이지 않은 태도를 능가하기 때문에 범죄자가 되는 것이라고 한다. 이질적인 사회에서는 매우 다양한 하위문화가 존재하지만 법은 지배적인 문화만의 행동규범을 대표하기 때문에 다양한 하위문화의 구성원들은 그들 집단 고유의 행동규범을 따를 경우 그 사회의 법을 위반하게 된다. 그러나 이 같은 추론과 관련하여서는 비행 동료집단과의 접촉과 범죄 활동에 가담할 가능성 사이에 강한 상관이 있기는 하지만, 인과관계는 아니며, 대인 간 상호작용이 아닌 대중매체의 역할을 설명할 수 없다는 취약점이 있다. 이러한 점을 수정 보완하고자 한 노력의 일환으로 Burgess와 Akers(1966)는 차별적 강화이론(Differential Reinforcement Theory)을 제시하였는데, 이 이론에서는 범죄 행동이 직접적인 조작적 조건화와 모방을 통하여 학습된다고 주장한다. 또 다른 학습이론으로는 중화이론(Neutralization Theory)이 있다. 중화이론을 주장한 Sykes와 Matza(1957)는 비행이 사회규범을 거부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중화의 결과물이라고 간주하였다. 그들은 범죄자들이 관습적인 가치와 태도를 가지고 있지만, 이러한 가치를 합리화하는 기술을 배워 범죄를 저지른다고 설명하였다.
다른 이론들의 기본 명제는 "어떤 사람들의 경우 범죄를 왜 행하는가?"에 관한 것이지만, 통제이론가들은 모든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범죄를 저지른다고 인정한 후, "사람들은 사회의 규칙을 왜 따르는가?"라는 의문에 답하고자 하였다. 이와 같은 사회통제이론(Social Control Theory)을 주장한 Hirschi(1969)는 비행행동이 개인과 사회와의 유대가 약하거나 깨졌을 때 일어난다고 설명하고, 일탈을 억제하는 사회적 유대의 네 가지 요소를 애착(attachement), 관여(commitment), 참여(involvement), 신념(belif)이라고 지적하였다.
사회적 반응(Societal Reaction)학파라고 알려진 낙인이론(Labeling Theory)은 새로운 관점에서 범죄와 범죄자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일탈행위에 대한 기존의 정의들이 일탈적인 개인에 지나치게 초점을 맞추어서 사람들이 일탈에 대해 반응하는 다양한 방식들을 간과하고 있다고 지적하였다. 이러한 낙인이론에서의 주장은 일탈이 곧 행위와 그 행위에 대한 반응의 산물이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 일탈은 사회적 반응과 분리되어서는 개념화될 수 없는 것이므로 사회적 반응이 곧 일탈의 특성과 강도를 규정하는 원인이라고 설명한다.
02. 생물학적 범죄원인론
범죄 행동에 대한 생물학적 설명은 19세기 실증주의가 시작되기 훨씬 이전으로 거슬로 올라간다. 범죄행동과 체형의 관련성에 관한 연구는 1500년대부터 시작되었으며, 얼굴 특징과 범죄의 관련성에 대한 연구는 1700년경에 이루어졌다(Reid, 1985).
초기의 결정론적 실증주의자들은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타고난 조건이 그 사람의 행동유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믿었다. 인간의 외양이 그 사람의 특성을 나타내주는 것으로 믿었기 때문에 초기 실증주의자들은 범죄의 원인을 범죄자의 체형에서 찾으려고 하였다. 이들은 고전학파가 일부 사람들은 범행을 선택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관습적인 가치와 신념을 견지하는 이유를 설명하지 못한다고 비판하면서 범행을 선택하는 일부의 사람들은 생물학적 결함이 있는 사람들이라고 주장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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