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 단계에서의 심리학의 활용

4.1.4 범죄자 프로파일링
 범죄자의 유형에 관한 정보를 수사기관에 제공하여 용의자의 범위를 축소하거나 범죄 행동의 진위 여부를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아직 동종의 범죄자들이 유사한 행동양식을 가지는지에 대한 것이 이론적으로 확립되어 있지 못하고, 한 번으로 그치고 마는 범죄의 경우 범죄자의 유형을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에 프로파일링(profiling)이 유용하게 활용되기 위해서는 범죄와 범죄자에 대한 기초적인 연구가 더 많이 이루어져야 하겠다.

4.2 판결 단계에서의 심리학의 활용

4.2.1 책임능력의 판단과 위험성 평가
 책임능력은 오랫동안 심리학적 관심의 대상이 되어왔다. 1843년에 마련된 책임능력에 관한 최초의 법적 기준인 McNaughton 원칙은 사물 변별능력, 즉 인지능력을 기준으로 설정하였다. 그 후 1954년 새로이 제정된 생성 원칙은 사물 변별능력과 동시에 행위 통제 능력을 기준으로 설정하였고 뒤이어 1962년 ALI 원칙에서는 '충분한 역량의 결여'라는 개념을 포함한다. 이렇듯 책임능력의 판단을 위한 법적 기준들이 변화함에 따라, 어떤 기준에 의해 책임능력이 판단될 때 유죄나 무죄판결이 더 많이 이루어지는지 책임무능력자로 판단된 피고인의 재범 가능성은 어느 정도인지 등에 대한 심리학적 연구가 이루어져 왔다.

4.2.2 범죄의 동기와 원인 연구
 이 분야에서 심리학은 유전, 지능, 성격, 가정환경, 친구, 학교 교육, 범죄 행동 당시의 상황 등이 범죄를 저지르게 된 원인인지에 대해 연구한다. 또한 일생 동안 범죄 행동이 시작되는 시점, 지속되는 기간, 감소하는 시점 등이 심리학의 연구 주제이다. 특히 범죄심리학 이론들은 범죄 행동의 종류와 정도를 결정하는 요인들을 규명하는 동시에 범죄 행동을 제어하는 요인들을 파악하고, 범죄자가 범죄를 실행에 옮기게 되는 사고과정(Farrington & Knight, 1980)을 밝히고자 한다. 

4.2.3 배심원 관련
 영미법의 전통을 따르는 국가(미국과 영국)에서는 배심원에 대한 심리학적 연구가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배심원의 크기, 과학적인 배심원 선정(scientific jury selection) 방법, 배심원의 의사결정 과정, 판사의 설명에 대한 이해도 등에 관한 연구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4.2.4 전문가 증언
 심리학자는 때때로 법정 및 청문회 등의 현장에서 자신의 전문적 지식을 실제에 적용하기도 한다. 이러한 '전문증인(expert witness)'으로서 갖는 역할은 전통적으로 법정심리학(forensic psychology)에서 다루어 왔지만, 범행 당시의 피고인의 정신상태를 설명하는 것은 범죄심리학의 응용 영역이기도 하다.

4.3 판결 단계 이후 심리학의 활용

4.3.1 교정 교화
 현대 교정 정책의 주요 목표는 응보적 형벌의 집행 이외에 치료 및 재활에 맞추어져 있다. 따라서 교정 현장에서는 심리치료 원리를 응용한 많은 교화프로그램들이 적용되고 있다. 외국 교정시설의 경우 심리학자들을 고용하여 구체적인 교화 방안을 개발하고 적용하며 이들 교화프로그램에서의 죄질 개선 여부에 따라 사회로 복귀하게 되는 가석방의 시기를 조절한다(Milan & Long, 1980).

4.3.2 수형자 분류심사
 재소자에 대한 객관적 분류는 교정시설 관리에 있어서의 효율성뿐만 아니라 재소자의 인권 보호의 차원에서도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최근 국내외 대부분의 교정시설에서는 주관적인 분류가 아닌 객관적 분류모델(objective classification models)을 채택하고 있다. 이러한 모델들은 표준화된 일련의 평가 절차를 통하여 개발 입소자/재소자의 위험성을 평가하고 분류함으로써 수용 및 교화의 효율성을 확보하기 위해 사용된다. 다양한 심리평가 방법이 이 분야에서 활용된다.

4.3.3 재범 위험성 예측
 재범 위험성에 대한 판단은 양형 결정에도 중요한 요인이며, 보석 및 가석방 결정, 치료감호 결정과 그 종료 시점의 결정 등에서 필수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판단이다. 재범의 가능성을 평가한다는 것은 인간의 행동을 예측한다는 것인데, 인간의 행동은 일시적인 상황적 요인에 의해 크게 좌우되기 때문에 예측의 오류원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 특히 재범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 된 사람들이 사실상 재범을 하지 않는 오류 긍정율(false positive)의 경우가 범죄자들에 대한 재범 예측에서는 많이 발생한다는 것이 문제가 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