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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심리학

심리학적 범죄원인론

by watermelon-chat 2025. 8. 21.

3.1 지능이론
 범죄자들이 일반인들보다 더 열등할 것이라는 가정은 사실 Lombroso(1876)의 연구에서부터 출발한다. 그 후 유전적 소양에 있어 잠재된 문제 특성이 범죄로 발현된다고 가정되었고, 결국 이와 같은 가정은 Goring(1913)이 인류학적 연구방법으로 범죄자들의 외관상 특성을 수량화하도록 하였다. 그는 3,000여명의 영국범죄자들과 동일한 수의 비범죄자들을 모집하여 두개골의 크기 등 외관상의 특징을 찾아내고자 시도하였다. 하지만 Lombroso(1876)가 발견하였던 것과 같은 외관상의 공통된 특성을 발견하지 못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모두가 가정하였던 열등 유전자설은 그 이후에도 연구자들의 지속적인 관심을 끌어 지능과 범죄의 관련성을 탐구하도록 인도 하였다. 
 지능과 범죄와의 연관성에 대하여 많은 연구들이 수행되었다. 지능이론에서는 비행 청소년들과 범죄인들의 IQ가 일반 청소년과 일반 성인들에 비하여 평균적으로 낮다고 주장하였고, 지능에서 나타나는 범죄인과 비범죄인의 차이는 주로 언어적 지능의 차이일 뿐이고 동작적 지능에서는 차이를 거의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Quey, 1987; Wilson & Hernstein, 1985). Herrnstein과 Murray(1994)에 의하면, 지능과 범죄와의 관련성은 지능지수라는 측정방식의 문제 때문에 지나치게 과소평가 되고 있다고 하면서 인지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들의 경우 거의 불가피하게 사회적인 해악에 관하여 어떤 방식으로든 관련이 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하였다. 하지만 많은 범죄 학자들은 지능과 범죄의 연관성을 인정하지 않는다. 이에 대해 Hirschi와 Hindelang(1977)은 범죄학 분야의 이론들이 지능과 범죄의 연관성을 지나치게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에 동의하면서, 많은 수의 비행 연구에서 이들의 지능 수준은 일반 소년들에 비해 더 낮다고 반복적으로 보고된다는 사실에 주목하였다. Hirschi와 Hindelang(1977)은 이와 같은 사실에 대하여 지능은 직접적으로 비행이나 범죄를 야기하는 요인은 아니지만, 간접적인 방식으로 비행에 연루 되도록 만든다고 주장하였다. 예컨대 지능이 낮은 소년들은 학교에서의 성취도 수준에 문제가 생기게 되고, 그럴 경우 학업에 흥미를 잃는 대신에 비행과 같은 비전통적 행동양식에 쉽게 빠져들게 된다는 것이다. 
 지능과 비행 혹은 범죄와의 연관성에 대하여 그 이외에도 다양한 설명기제들이 있지만, 최근의 메타분석들은 지능과 범죄 간의 상관성은 약 .10 정도에서 .20을 넘지는 않는 것으로 보고한다. 이는 통계적으로는 유의하지만 큰 설명력은 갖지 못하는 정도의 연관성이다.

3.2 정신분석이론
 정신분석이론에 의하면, 범죄행위는 원초아(id)의 반사회적 충동을 자아(ego)와 초자아(superego)가 통제하지 못해 발생하는 것이다. 그런데 원초아의 반사회적 충동은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로 대표되는 근친상간의 욕구와 그 욕구에 대한 죄책감 및 벌을 받고자 하는 욕구에서 유래한다(Freud, 1961). 그 증거로 청소년 범죄자들은 범죄를 범하기 전부터 막연한 죄책감 등을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반면에 정신분석학자인 Alexander는 항문기(anal stage)에 즉각적인 욕구충족(immediate gratification)을 지연하는 능력과 현실원칙(reality principle)에 따라 행동하는 능력을 제대로 터득하지 못한 사람들이 범죄를 저지르게 된다고 주장하였다(Alexander & Healy, 1935).
 Freud는 원초아의 본능적 욕구에 대한 조절과 초자아에 의한 도덕성의 발달이 어린시절 친부모와의 친밀한 관계 형성에 의해 좌우된다고 가정한다. 이와 같이 이성 부모에 대한 애착은 정상적인 발달에 결정적 역할을 하는데, Bowlby(1944, 1951, 1973, 1980)는 이를 자신의 애착이론으로 발전시켰다. 그는 44명의 절도 소년들을 관찰한 결과, 그 중 14명이 자신의 어린 시절 애착 형성의 실패로 인해 이후 사회적 관계 형성에 실패하게 되고 그 후 범죄의 길로 빠져들게 된다는 자신의 가정이 그대로 확인되었다고 주장하였다. 

3.3 성격이론
 성격과 범죄와의 관련성에 대하여 설명하자면, Eysenck(1964)의 이론을 빼놓을 수 없다. Eysenck(1964)는 범죄에 대한 생물학적 관점에 근거를 두고 자신의 성격이론을 제안하였다. 그는 유전적 소양을 통하여 각 개인은 대뇌피질과 자율신경계 상의 차이를 지니게 된다고 가정하였다. 그는 성격의 기본 요소로 세 가지를 제안하였는데, 내/외향성(E), 신경증(N), 정신증(P)이 그것이다.
 여기서 내/외향성은 일종의 대외피질의 타고난 각성 수준으로 외향적인 사람의 경우 내재된 각성 수준은 낮은 반면에 내향적인 사람의 경우 내재된 각성 수준이 높다고 한다. 즉 내적으로 각성 수준이 낮을 경우, 유기체가 항상성을 유지하기 어렵고 따라서 외부로부터 보다 많은 자극을 탐하게 된다는 것이다. 반면에 내적으로 각성 수준이 높은 경우, 충분한 자극이 내부적으로 있기 때문에 외적으로 더 이상의 자극을 추구하지 않아도 된다. 외향적인 사람의 경우에는 내적각성 수준이 낮아 외적으로 부가적인 자극을 추구하게 되고, 내향적인 사람의 경우에는 내적 각성 수준이 충분히 높기 때문에 더 이상의 외적 자극이 필요가 없다.
 Eysenck(1964)는 신경증이 일종의 정서상으로 자율신경계의 기능에 해당한다고 주장하였다. 신경증이 높은 사람들은 정서적으로 쉽게 흥분하여 불안정하고 불안해하며 성마른 성질을 보인다. 따라서 차분하게 학습을 하는 것이 어렵다. 반면에 신경증이 낮은 수준이면 차분하고 흥분을 쉽게 하지 않기 때문에 사회적 자극에 대하여 잘 학습할 수 있다. 규범행동의 경우 일종의 후천적 학습이 꼭 필요한데, 신경증적 반응을 보이는 사람은 위와 같은 이유로 사회학습과정에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된다.
 내/외향성과 신경증에 대한 설명(Eysenck & Eysenck, 1972, 1976)은 생물학적으로도 상당히 설득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신증에 대해서는 연구자 자신의 임상적 경험을 토대로 설명하고 있다. 정신증이 높은 사람의 경우, 타인에 대한 감정이 부족하고 고립되어 있기 때문에 자극을 추구할 필요가 있으며 사고가 경직되어 있고 우발적인 공격성이 높다고 한다.
 Eysenck(1977)는 자신의 성격이론에 근거하여 매우 폭력적인 범죄자들의 경우 세 가지 척도에서 모두 높은 점수를 보일 것이라고 예견하였다. 즉 높은 신경증은 그들을 매우 성마르게 하여 쉽게 분노하게 하고, 높은 외향성은 문제를 혼자 해결하기보다는 외재화 시키며, 높은 정신증은 타인에 대한 이해력을 감소시켜 공격적 행동을 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후속연구들은 이와 같은 Eysenck(1977)의 연구가설을 재검하였다. 소년범을 대상으로 하거나 성인범을 대상으로 하였을 때, 이들의 범죄성향에 있어서 신경증과 정신증은 유의미한 관련성을 지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참조, Bartol, 1980). 하지만 외/내향성의 경우에는 일치하지 않는 결과가 나와 Eysenck와 Eysenck(1977)의 가설은 부분적으로만 입증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외/내향성에 대한 가설이 입증되지 못한 부분에 대하여, Eysenck와 McGurk(1980)는 외향성이란 것도 자세히 나누자면 사회성과 충동성으로 양분되는데, 범죄행동은 이 중 사회성보다는 충동성과 유의한 관련성을 지니기 때문에 그 영향력이 반감된다는 설명을 제시하였다.
 범죄자들의 성격적 연관성에 관한 연구는 80년대 이후 수없이 많이 이루어졌다. 범죄자들의 성격특질 중 가장 많이 논의되는 것이 '반사회적 성격(Antisocial Personality)'이다. Hare(1983)에 의하면, 교도소 혹은 기타 수용기관에 수감된 범죄자들 중 약 39~75%가 반사회적 성격장애의 진단기준에 부합하는 사람들이라고 한다. 그리고 그 중 삼분의 일에 해당하는 인원이 정신병질, 즉 사이코패스(Psychopath)라고 하였다. 이에 관한 구체적인 설명은 다른 장에서 이루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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