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 공격성의 중추신경 기제
공격성의 경로를 살펴보면, 인간의 공격성에 관한 정서처리가 대뇌피질을 거쳐 편도체와 시상하부를 지나면서 포식적 혹은 감정적 공격성의 두 경로로 나뉘어 어떻게 처리되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알수 있다. 변연계와 피질회로를 통해 원을 그리며 순환하고 있는 회로를 통해, 감정적 자극에 대한 인지적, 철학적, 그리고 경험을 통해 얻는 사항들이 더해지고, 신경의 CD-ROM처럼 근육과 호르몬 그리고 내분비계 반응이 동시에 연속적으로 발생한다(Damasio, 1994).
순환회로로 시냅스를 통해 뇌신경 간 자극을 전달하는 매개체 역할을 하는 것은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이다. 오랫동안 신경생물학자들은 '뇌(brain)'와 뇌의 언어로 대변되고 있는 '신경전달물질'에 관한 연구들을 시행해오고 있으며, 많은 연구들에서 결국 인간의 공격성에 관한 정서처리가 편도체와 시상하부를 축으로 하는 변연계와 전두엽에서 이루어지고 있고, 이러한 뇌신경들 사이의 매개체 역할을 하는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이 신호를 받아서 통합하고 전달하고 있다는 점을 입증하였다.
세로토닌은 사회적 상호작용을 위해 필요한 복잡한 행동적 반응들과 함께 논리적, 감정적, 그리고 감각적 주입을 조정하기 위하여 완전하게 뇌의 전 영역에 활동하게 된다. 세로토닌의 신경통로를 보여주는 그림을 보게 되면 중추신경계 내에서 공격성의 통로가 어떻게 구조화 되어 있는지 알 수 있다.
04. 공격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4.1 인구 밀집
인구 밀집 지역에서 개인적인 공간은 빈번하게 침해당한다. 동물행동학적인 관점에서는 공격성을 인구밀집과 견관시킨다. Calhoun(1962)는 쥐를 대상으로 연구를 하였는데, 쥐들에게 충분한 음식과 물을 제공하고 그들이 마음껏 개체수를 늘리도록 놔두었다. 적정 수준 이상의 수가 되자, 쥐들은 서로를 공격하기 시작하였고 자신들의 집을 지키기보다는 이웃의 쥐를 공격하였다. 이러한 악조건 속에서 쥐들의 사회는 나빠지고 쥐들의 개체 수는 줄기 시작하였다.
사람에게 있어서는 위와 같은 명백한 연구는 없었지만 그 관련성은 여러 연구를 통하여 증명되어 왔다. 그러한 연구 중에는 인구밀도와 온도가 증가함에 따라 부정적인 감정이 다른 사람에게 더 잘 전이되었다는 보고가 있다. 또한 인구 밀집에 따른 공격성에는 성차가 있다는 것도 발견하였다. 남자들 무리에서의 혼잡한 상황은 공격성을 증가시키는 반면에 여자들 무리에서는 더욱 상냥하고 친근해지려는 경향이 나타났다.
하지만 Freedman(1975)은 미국 전역에 걸친 다양한 지리상의 지역과 범죄와의 상관관계를 연구하였는데, 인구밀도와 폭력범죄와는 별다른 관련성이 없었다. 그는 이런 현상이 인구 밀집 지역은 목격자 수가 많기에 범죄의 발생이 자연적으로 억제되기 때문일 수도 있다고 설명하였다.
이처럼 인구밀도 연구는 인구 밀집과 공격성 사이의 관계를 확실히 보여주지 못한다. 밀도가 동물의 공격행동에 유의미한 역할을 한다는 것은 알려져 있지만 사람의 경우는 훨씬 더 복잡한 기제가 얽혀 있는 것으로 보인다.
4.2 온도
온도가 증가함에 따라 폭력성은 증가한다는 온도 가설은 1960년대 후반에서 1970년대 초까지 폭동과 시민 소란에 대한 부분적인 설명기제로 제시되었다(Baron, 1977). Baron의 연구에 의하면, 환경온도와 공격성 사이에는 복잡한 관계가 있다고 한다. 그는 극단적으로 높고 낮은 온도는 공격성을 억제시키는 경향이 있지만, 중간 정도의 온도는 그렇지 않다고 하였다.
Baron, (1977)은 집단적인 또는 개인적인 폭력이 극도의 더위나 추위를 경험할 때보다 차라리 불쾌한 중간 온도에서 현저히 나타남을 발견하였다. Anderson과 Anderson의 최근 연구(1996)에서는 폭력범죄의 수가 온도가 올라감에 따라 직선적으로 증가함을 보여주었다. 또한 미국의 전체적인 폭력범죄의 발생비율이 더운 년도와 더운 여름, 그리고 더운 도시에서 더 높았음을 발견하였다.
더운 지역에서 더욱 많은 폭력들이 일어난다는 데이터에 대하여 학자들은 높은 온도와 폭력적 범죄들 간에 강한 연관성이 있다고 결론짓는다. 하지만 그와 같은 결과에는 매우 복잡한 요소가 포함되어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예를 들어, 온도가 높으면 사람들은 알코올 음료를 많이 마시고 그로 인해 말썽에 연루될 가능성이 증가 할 수 있다. 날이 더우면 외출이 증가하여 빈집이 늘어나고 그로 인하여 강도, 절도가 증가할 수 있다. 따라서 온도는 그 자체보다는 간접적으로 폭력사태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4.3 대중매체의 영향
폭력적인 매체에 노출되는 것이 폭력성을 증가 시키는가에 대한 논의는 어느 사회에서나 주요한 쟁점이다. 일반적인 연구들은 TV의 폭력성이 상당수의 어른과 아동들의 공격행동의 빈도와 종류에 대한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밝혀내었다. 폭력적TV와 공격성의 연관성은 특히 자신이 본 폭력적인 캐릭터와 밀접하게 자기를 규정하는 어린 소년들과 대인관계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동들에게서 강하게 나타났다.
Bandura(1977)의 보보인형 실험은 폭력의 모델링효과를 잘 보여준다. 아동들을 세 그룹으로 나눠서 세 개의 필름을 보여준 후 자유롭게 노는 모습을 관찰하는 실험을 실시하였다. 한 어른이 보보인형을 학대하고 사탕과 음료수를 상으로 받는 모습을 본 그룹의 아동들이 공격적인 행동을 가장 많이 하였고, 아무런 후속조치 없이 학대하는 것만 본 그룹에서보다 그 어른이 매 맞고 질책을 받는 모습을 본 그룹의 아동들이 가장 적은 공격적인 행동을 보였다. 이 실험은 미디어의 폭력성이 현실생활에서 강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제시한다.
뉴스보도가 전염효과 또는 모방효과를 갖는다는 주장도 있다. 은행 강도가 드라마에 등장하게 되면, 이를 따라 하려는 사람들이 생기는 것으로 보아 모방효과가 있다고 볼 수 있다. 1997년경에 발생하였던 일련의 학교 총기난사 사건들은 모방효과를 잘 보여주는데, 이 어린 총꾼들은 총기에 과도한 관심을 가졌으며 이전의 학교 총기난사 사건들을 자세히 알았고 미디어의 폭력에 강한 흥미를 가지고 있었다. 가장 충격적인 1999년 컬럼바인 고등학교사건의 두 학생은 폭력적인 미디어, 음악, 비디오 게임에 사로 잡혀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도 1999년도에 개봉되었던 '주유소 습격사건'이라는 영화를 보고 이를 따라한 청소년들이 체포된 바 있다.
특히 공격적인 아동들은 미디어 폭력물을 더욱 많이 보고, 폭력적인 캐릭터를 자기화하며, 그들이 본 폭력적이 현실을 반영한 것이라고 강하게 믿는다고 한다. TV의 폭력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그것에 길들여질 수 있는데, 이는 시청자의 세상에 대한 인식을 왜곡시킬 수 있다. TV를 과도하게 시청한 사람은 그보다 적은 시간을 시청한 사람에 비하여 폭력에 대한 생리학적 각성을 적게 보이게 되는데, 이는 폭력적 상황에 반복적으로 노출될 경우 폭력에 대해 신체적인 둔화, 혹은 무감각을 가져온다는 것을 의미한다. TV의 과장된 묘사들을 자주 시청하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을 잘 믿지 않고 그들 자신이 범죄의 대상이 될 가능성에 과대평가한다는 보고들이 있다.
범죄심리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