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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심리학

뇌 기능과 공격성

by watermelon-chat 2025. 8. 28.

3.7.3 뇌 기능과 공격성
 뇌 부위의 이상과 범죄의 관련성이 주목을 받기 시작한 때는 택사스 대학에 난입하여 14명을 사살한 Charles Whitman 사건 이후이다. Charles Whitman의 사체를 부검한 결과, 편도체에 커다란 종양을 가지고 있음이 밝혀졌다. 그 이외에도 간호교습생 8명을 잔혹하게 살해한 Richard Speck역시 뇌 질환 증상을 보였다. 그러나 몇몇 범죄자들이 뇌에 이상을 가지고 있다고 할지라도, 뇌의 이상이 공격성을 직접 유발하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게다가 뇌에 이상을 가진 범죄자도 극소수일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두엽과 관련된 최근 연구에서는 충동적 공격성을 보이는 사람들의 경우 전두엽 앞 부위의 비정상성이 발견되었고, 살인자들의 경우 전두엽 앞 부위의 저활성화와 오른쪽 편도체의 과활성화를 보이는 것으로 밝혀졌다. 즉 전두엽 앞 부위는 세로톤성의 신경전달물질의 방출을 받는 부위로서, 충동적 공격성을 보이는 사람들의 경우 그 기능성이 정상적으로 작동되지 않는다. 또한 인간의 전두엽 피질의 손상과 관련하여, 연구자들은 환자들이 정상적인 기본적 인지능력의 유지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도덕적 행동 및 감정처리와 의사결정에서는 기능의 손상이 나타남을 보고하였다.
 전두엽의 기능저하와 공격성 사이에 관계가 있다는 우리나라의 연구도 있다. 얼마 전 강북삼성병원 정신과 신영철 교수팀은 청송보호감호소 피감호자들에게 전문신경심리기능검사를 실시하였는데 그 결과, 상습적인 범죄자는 감정과 공격성 등을 조절하는 뇌 기능이 현저히 낮은 수준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피감호자 58명의 전두엽 기능을 측정한 결과 평균이 전체 정상인 분포의 하위 15% 수준이라고 밝혔다. 전두엽은 사회적 행동, 감정조절, 행동억제, 타인의 배려, 미래를 고려한 판단 등의 고등행동을 관장하는 곳이다. 특히 대상자 가운데 강도나 성폭력 등을 저지른 '폭력적 범죄 집단'은 절도나 사기, 약취유인 등을 저지른 '비폭력적 범죄 집단'보다 전두엽 기능이 현저히 낮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결국 전두엽의 기능 저하가 상습적이고 폭력적인 범행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3.7.4 신경전달물질과 호르몬에 관한 연구
 남성 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은 남성의 2차 성장을 통제하는 호르몬으로 반사회적 공격적 행동과 공격성과도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호르몬 수준이 높은 사람이 폭력적이라는 사실은 실증적으로 확인되었다. 그 이외의 신경전달물질과 호르몬의 공격성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를 밝히고자 다음과 같은 연구들이 이루어졌다.
 Bartol(2002)과 Niehoff(2003)의 공격성 유형에 대한 연구를 바탕으로 우울증,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충동적 공격성 장애, 그리고 도구적 공격성을 보이는 반사회적 성격장애가 어떻게 신경계적 활동과 관련성이 있는지 설명한다. 특히 네 가지 공격성 관련 행동 범주에 따라 신체 내 노어에피네프린이나 세로토닌이라는 신경전달물질과 코르티졸같은 호르몬들의 수치가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설명한다. 
 노어에피네프린의 변화는 네가지 범주에서 유의미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나, 세로토닌의 경우는 반사회적 성격장애를 제외하고 나머지와 유의했으며 반사회적 성격장애에서 활동저하를 보인 것과는 달리 나머지 범주에서 과잉활동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또한 우울증과 충독적 공격성에서 코르티졸의 증가가 보였으며, 나머지 두 범주에서는 감소를 나타내고 있다. 한편 우울증과 충동적 공격성의 경우 세로토닌과 코르타졸에서 모두 상관관계가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다만 우울증의 경우 위축된 행동양상으로 나타나는 것과는 달리, 충독적 공격성의 경우 분노감의 형태로 나타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동물을 대상으로 실시한 초기 공격성 연구에서 스트레스와 동통에 의한 폭력의 경우 노어에피네프린의 혈중 변화가 초래되었고, 정신질한자 집단에서는 혈중 노어피네프린의 수치가 높을수록 과도한 공격성을 보이며, 치료감호소로 송치된 폭력범죄자들의 소변에서 채취된 노어에피네프린과 공격성과의 상호관계에서도 이와 비슷한 결과가 나타났다(Woodman, Hinton, & O'Neil, 1977: Woodman, & Hinton 1978). 그러나 이와는 반대로 폭력 범죄자들의 뇌척수액과 소변에서는 낮은 노어에피네프린이 발견되기도 하였다. 결론적으로 높고 낮은 노어에피네프린 모두 도구적 공격성과 관계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도구적 공격성을 보이는 사이코패스를 포함한 반사회적 인격장애군은 일반적으로 뇌기능장애와 관련하여 정서관련 영역에 문제가 있고, 그 문제들은 정신병적인 징후로 나타나는 불안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이들의 공격행동을 하거나 범죄를 저지른 것은 정서적 격분, 격양에 의한 충동적 공격행동이 아니라 자기목표를 위한 수단적, 도구적 형태의 공격과 위협이고, 잔인한 행위도 서슴치 않고 하는 범죄행동은 정서적 각성 충족을 위해 충동적으로 일어나기 때문에 예측이 어렵다. 그들은 그런 행동에 대한 양심의 가책을 조금도 느끼지 못하고, 어떠한 가학적인 행동에도 동요가 없다는 특성을 보인다.
 최근의 연구들은 세로토닌이 폭력을 유발하는 인간의 기분과 정서에 관여한다고 언급하였다. 그 증거로 충동적 공격성을 포함한 정신분열적 행동특성을 보이는 청소년 집단의 뇌척수를 분석한 결과, 세로토닌의 낮은 집중치를 발견하였다(Kruesi, 1992). 또한 살인을 저지른 36명의 남성 집단을 대상으로 실시한 세로토닌, 공격성, 그리고 충동성의 관계에 관한 연구에서도 혈중 낮은 세로토닌이 충동적 공격성을 유발하고 있다는 결과가 보고되었다(Linnoila, & Virkkunen, 1992). 그리고 범죄자들 중에서 가장 낮은 세로토닌 수치를 보이는 경우는 타인뿐만 아니라 자신에게도 상해를 가했던 그룹으로 분류되었다(Linnoila, Virkkunen, & Scheinin, 1983). 결국 세로토닌과 관련된 이와 같은 연구들은 폭력이 보복이나 원한, 혹은 편법적 냉혈한 혈통의 결과에 의한 것이라기보다는 뇌의 기질적 장애와 관련하여 자극에 대한 충동적인 과민반응을 조절하지 못한 결과로 귀결된다고 정리하고 있다.
 Miczek(1996)은 세로토닌의 감소가 공격이 진행되고 있는 과정이 아니라 공격이 끝난 후 회복도는 과정에서 발생한다는 중요한 사실을 발견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그 동안 연구자들이 뇌와 환경 사이의 순환적 관계를 무시해 왔다는 점과 세로토닌과 같은 신경생물학적 요소는 필수 불가결한 원인이라기보다는 하나의 단서로 작용한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또한 뇌신경화학에서는 신경전달물질들이 생존을 책임지는 반응들을 정하는 환경과 상호작용을 함으로써, 뇌의 어느 부위에서 작동이 진행되어져 오고 있으며 다음 어느 곳으로 진행될 것인지를 보여주고 있다. 즉, 화학작용은 '원인'이 아니라 '뇌의 언어'이며, 행동과 화학작용 사이의 관계를 의미하는 피드백은 공격성의 신경화학적인 기전을 이해하는 것과 관련될 뿐만 아니라 일직선상이 아닌 원을 그리며 서로에게 순환적인 영향을 주고 받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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