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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심리학

범죄심리학 역사

by watermelon-chat 2025. 8. 15.

■ 실증주의 범죄학의 출현
 고전주의 범죄학은 약 100년 정도 유럽에서 활발히 연구되었지만, 19세기 후반에 들어 유럽에서는 과학적 방법의 중요성이 강조되기 시작하였다. 즉 순수한 사색에 의존한 이론에서 자연적 현상의 관찰과 과학적 분석에 의한 이론이 강조되었다.
 실증주의는 두 가지 주요 전제를 갖는다. 첫째는 인간의 행동은 개인이 통제할 수 없는 외적 요인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이러한 요인들에는 계층과 같은 사회적 요인뿐만 아니라 전쟁이나 기아와 같은 정치적ㆍ역사적 요인도 포함된다. 개인의 뇌 구조나 생물학적 구성 및 정신적 능력과 같은 심리학적 요인들도 포함되며, 이 모든 요인이 인간 행동에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된다. 두 번째 전제로서 실증주의는 문제 해결을 위한 과학적 방법을 채택한다. 그래서 실증주의자들은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엄격한 경험적 방법을 사용한다(Siegel, 2001).
 따라서 실증주의 범죄학(Positivist Criminology)은 실증주의의 전제를 바탕으로 범죄인에 대해 경험적으로 연구하였다. 고전주의 범죄학이 인간의 자유의지와 법률적 측면에서 형사사법 절차의 개혁을 강조하였다면, 실증주의 범죄학은 범죄에 대한 법률적 접근보다는 범죄를 저지른 범죄인의 특성과 범죄의 원인에 대한 연구를 강조한다. 즉 실증주의 범죄학은 인간의 행동을 결정론적이라고 가정하고, 개인이 통제할 수 없는 사회적, 경제적, 개인 내적 심리 요인들에 의해 범죄가 발생하는 것으로 본다.
프랑스와 벨기에의 제도학과 골상학자들은 범죄를 연구의 초점에 두지는 않았는데, 범죄 현장에 초점을 두고 실증적인 연구를 수행한 학자들은 1820년대 프랑스와 벨기에의 통계학자들이다. 1827년 프랑스에서는 범죄에 대한 전국적인 통계가 만들어졌고 1831년 영국에서는 런던 경찰 범죄통계 표가 처음으로 발행되었다.
 Auetele, Guerry 그리고 Fletcher와 같은 학자들은 사회를 정확하게 측정하고 예측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Guerry는 1833년 그의 책에서 프랑스의 공식 범죄통계들을 분석하고 설명하기 위해서 지도상에 범죄 분포를 표기하는 제도법을 이용하였다. 분석을 위해 지도를 사용하였던 것에서 Guerry를 생태학적 범죄학 혹은 제도학파의 창시자로 부르기도 한다(Hagan, 1988).
 한편 천문학과 수학을 전공한 Auetelet는 범죄율에 대한 실증적 연구를 수행하였다. 그는 1831년에 출판한 "Research on the Propensity for Crime at Different Ages"에서 통계를 이용하면 범죄 현상의 일정한 규칙성을 발견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Quetelet는 또한 범죄의 원인을 전쟁, 기근, 자연재해 등의 우발적 요인, 자유의지와 인성과 같은 생물학적 요인, 연령, 성, 직업과 같은 인구통계학적 요인으로 구분하였으며, 범죄는 사회구조적으로 항상 존재하는 현상이기 때문에 사회 자체가 범죄의 원인이 된다고 주장하였다(Beirne & Messerschmidt, 2000).
 Darwin의 "Origin of Species"가 출판되고 인간 행동의 진화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이탈리아의 범죄학자이자 외과 의사였던 Lombroso(1968)는 범죄자에 대한 진화론적 설명을 주장하였다. 범죄인을 뇌의 구조 및 행동의 원시적 형태인 격세유전으로 설명하면서 인간의 특성과 행동의 생물학적 요인에 대한 가설을 처음으로 제시하였다. 이후 연구를 수행함에 따라 퇴화 및 정신적 결함을 자신의 이론에 포함하였고, 점차 다양한 사회적, 경제적, 환경적 요인들을 포함하는 쪽으로 자신의 이론을 수정하였다.

■ 형사사법 제도 내에서 심리학 적용의 역사
 심리학이 사법 시스템이나 범죄인과 관련된 분야에 영향을 끼치기 시작한 것은 16세기 초 범죄행위에 대한 정신이상과 같은 심리학적 측면이 고려되면서부터이다. 그 이후로도 사회변화와 더불어 법학이나 범죄학, 사회학과 같은 관련 학문이 변화되고 발전함으로써 범죄심리학에 기여한 바가 크다.
 '범죄심리학(criminal psychology)'이라는 용어를 처음으로 사용한 것은 독일의 Ebing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는 1872년에 'Outline of Criminal Psychology"라는 책을 펴냈다(참조, 차재호, 2001). Munsterberg 및 Gross는 심리학적 지식을 형사사법 분야에 적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 범죄심리학의 선구자들이다.

 Hans Gross 법학을 전공한 Gross는 범죄 수사학에 대해서도 많은 연구를 하였다. 범죄의 과학적 접근법으로 범죄 현상학, 경찰학 그리고 범죄심리학을 포함시켰는데, 그의 범죄심리학은 순수 심리학은 아니었고 범죄 수사 기법을 위한 범죄심리학 연구에 초점을 두었다. Gross가 1897년에 쓴 "Griminal Psychology"에는 증거, 목격자, 범죄 수사, 증언, 여성ㆍ남성ㆍ아동의 일반적 차이 외에도 다양한 주제들에 대한 범죄심리학적 접근을 하고 있다(참조, Gross, 1911).

 Ebbinghaus와 Stern Ebbinghaus의 선구적인 연구 이후 기억에 대한 연구는 심리학에서 일반적이다(참조, 한국심리학회, 2004). Stern이 1901년 수행한 기억에 대한 연구는 학생들로 하여금 45초 동안 그림 하나를 보게 한 뒤 다양한 시간 간격을 두고 그 그림에 대해 피험자가 얼마나 많은 것을 기억해 낼 수 있는가를 알아보고자 하였다. 이 실험은 법정의 목격자 증언에 대한 신뢰성 연구의 선구적인 연구라 할 수 있는데, Stern(1903)의 연구에 의하면 회상된 기억들은 일반적으로 부정확하며, 그림을 본 시간과 그것을 회상하도록 요구한 시간 간격이 크면 클수록, 오류는 더욱 증가하였다. 특히, 실험자가 피험자에게 유도 질문을 할 경우에 잘못된 정보를 회상하는 정도가 크게 나타났다. 이렇듯 기억에 관한 심리학이 목격자 증언과 관련이 크다는 것은 분명하였지만 1960년대가 되어서야 심리학자들은 실제 사건 기억에 대한 연구의 중요성을 깨닫기 시작했고 이는 1970년대 목격자 증언에 대한 연구를 구체적으로 수행하기에 이른다.

 Hugo Munsterberg Lombroso에 의해 실증주의 범죄학이 널리 호응받은 1900년대 초, Munsterberg(1980)는 심리학적 지식이 형사사법 분야에 적용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것을 주장하였다. Munsterberg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Wundt의 초청으로 독일에서 미국으로 건너간 후 하버드 대학의 교수로 재직하면서 Wundt와 함께 최초의 심리학 실험실을 만들기도 했다(참조, 한국 심리하고, 2005). 그는 "On the Witness Stand"라는 저서를 통해 심리학적 지식을 법원 단계에 적용하여 법정심리학의 초석을 마련한 선구자로 불린다(참조, Wrightsman, 2001). 또한 혈압, 호흡, 피부전기반응 등 일련의 생리 변화가 정서에 미치는 효과를 언급하면서 이러한 생리적 변화를 이용하여 거짓말 탄지에 적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하여 오늘날 거짓말 탐지 이론의 생리학적 배경을 제공하기도 하였다(참고, 박판규, 2003).

 1930년대~1960년대 제1차 세계대전부터 1970년대 후반까지는 과학적인 범죄심리학의 응용이 쇠약해진 시기였다. 1930년대에서 60년대 동안 범죄심리학 연구가 수행되기는 하였지만 그 수가 매우 적었고, 사법 시스템(legal system)에 대한 심리학적 연구가 수행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 시기가 지나면서 사회행동과 인간의 기억에 대한 이해의 요구가 증가하였고 이를 위한 사회심리학적 연구의 필요성이 대두하였으며, 이를 사회정책에 적용하려는 노력이 증대하였다(Wrightsman, 2001).

 

 1960년대 이후 1960년대 이후에는 범죄에 대한 심리학적 원인론과 사회학적 원인론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였다. 정신분석, 인성, 인지발달, 학습, 지능 등을 적용한 연구가 이루어졌고 이 중에서도 정신분석을 적용한 연구가 활발하였다. 또한 사회학적 원인론 중에서 사회과정이론에 해당하는 Sutherland(1947)의 차별적 접촉이론(Differential Association Theory), Glaser(1956)의 차별적 동일시(Differ ential Identification), Sykes와 Matza(1957)의 중화이론(Neutralization Theory)등은 심리학적 개념을 차용한 사회학적 이론으로 볼 수 있다. 

 1980년대 이후 범죄 원인에 대한 실증연구 및 응용의 부흥기 1980년대 이후에는 범죄 행동에 대한 심리학적 접근뿐만 아니라 이를 형사사법 분야에 적용하려는 노력이 활발하게 이루어진다. 이는 범죄심리학의 순수 이론 영역과 이를 형사사법 분야에 적용하려는 법정심리학의 두 영역으로 크게 구분할 수 있다. 특히 실험심리학자들과 사회심리학자들에 의한 범죄 및 사법 시스템에 대한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기 시작하였으며, 연구 결과를 실제 세계에 적용하고자 하는 노력이 매우 활발해졌다(Wrightsman, 2001).
 심리학자들은 살인, 강간, 성범죄 및 아동학대, 가정폭력 등 범죄 유형별로 연구를 수행해 왔으며, 형사사법 분야의 다양한 영역 및 효율성에 대한 연구에도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미국에서는 이러한 분야가 법정심리학(Forensic Psychology)이라는 영역으로 정착되었으며, 지난 몇 년 동안 법정심리학의 전문적 교육 및 훈련을 위한 대학원 프로그램들이 개설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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