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 정화
분노의 표현이 공격성을 감소시키기도 한다. Freud는 이것을 카타르시스, 즉 정화라고 불렀다. 간단히 말하면, 정화는 화를 방출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 만약 누군가가 자동차 경적을 울려서 당신을 괴롭힌다면 당신은 화가 날 수도 있다. 다음 신호에서 당신이 그 차 뒤에서 경적을 울린다면 당신의 화는 어느 정도 줄어들 것이다. 정화는 좌절하게 만든 사람에게 정확하게 화를 표현할 때 성공적일 수 있다.
그러나 정화는 또한 위험성도 가지며, 어떤 상황에서는 실제로 공격성을 늘리기도 한다(Bushman, Baumeister, & Stack, 1999). 사람들은 대부분의 상황에서 자신의 화를 잘 통제한다. 그러나 그것이 한번 방출되면, 적대감을 표현하는 것에 대한 억제력은 기능하지 못한다. Green과 Quanty(1971)는 네 사람을 죽인 살인자의 반응을 언급하였다. 그는 행동이 반복되면서 공격이 줄어드는 것보다는 확장되는 것 같다고 지적하였다.
많은 수의 연구들도 분노의 직접적 표출 혹은 간접적 표출이 꼭 공격성을 줄이는 것만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5.6 수술이나 약물을 통한 생리적 통제
공격성과 생리적 요인 간의 관계가 연구됨에 따라, 수술이나 약물을 통하여 공격성 범죄자를 치료하는 방법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미국에서는 1960년대까지 강제적인 거세가 합법적이었다. 거세는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을 생성하는 고환을 절제하는 것으로, 일부 연구에서는 성범죄자의 공격적 행동이 거세로 감소했다는 결과를 보였다.
성 호르몬과 유사한 역할을 하는 약물로 공격성을 치료하는 방법은 더욱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예를 들어, Depo-Provera는 프로게스테론과 비슷한 약물인데, 이 약물은 테스토스테론의 수준을 낮춘다. 테스토스테론은 공격성을 야기하는 남성 호르몬으로 실제 남성의 공격적 범죄가 여성보다 많은 이유 중 하나로 언급되고 있다. 약을 통해 테스토스테론의 수준을 낮추면 성 범죄자의 과도하고 충동적인 성적, 공격적 행동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되고 있다.
신경전달물질을 이용해서 치료를 하기도 한다. 그 중 공격성과 관련해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진 것이 세로토닌이다. 낮은 세로토인 수준이 공격성을 촉진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실제로 다른 사람에게 공격적 행동을 하거나 공격적 자살을 시도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비정상적으로 낮은 세로토닌 수준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드러났다. 따라서 프로작과 같은 약물로 세로토닌 수준을 증가시키는 방법이 시도되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뇌 속의 공격성 중추를 통제하여 공격성을 감소시키는 방법이 있다. 공격성 중추는 변연계 안에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곳에 전극을 심어서 공격적 행동을 통제하는 것이다.
하지만 앞의 방법들은 모두 윤리적, 법적 도덕적 논란의 소지를 안고 있다. 특히 신경전달물질이나 뇌를 조정하는 경우, 통제하기를 기대했던 행동 뿐만 아니라 행동과 정서상의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따라서 수술이나 약물을 통한 생리적 통제는 굉장히 조심스럽게 이루어 져야 할 것이다.
제4장 정신병질
작년에 이어 금년에도 연쇄살인범 및 연쇄성폭행범들의 잇다른 등장으로 해서 '극악무도한 이들, 연쇄범죄자들은 대체 누구인가'라는 의문이 사회적인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언론매체(2006년 1월 31일(화) 15:56; 2006년 2월 23일 (목) 15:09 연합뉴스)는 이들의 심리특성에 대하여 사이코패스라 이미 여러 차례 지적한 바 있으며, 이미 주요 방송사(2005년 4월 10일(일) 20:00 KBS스페셜: 악의 가면 사이코패스)에서는 사이코패스에 대한 심도 있는 취재결과를 대중에게 보도한 바 있다.
하지만 사실 국내에서는 이 개념이 아직 잘 알려져 있다고 볼 수 없다. 한국어로 정신병질(이수정, 허재홍, 2004)이라 번역되어 최근 국내 학계에 소개된 적이 잇는 사이코패시(Psychopathy)라는 낯선 개념이 실증적으로 널리 연구되기 시작한 계기는 1991년도 Hare 박사(Hare,1991)가 북미지역에서 PCL-R(Psychopathy Checklist-Revised)이라는 측정도구를 출판하면서부터이다.
01. 정신병질 개념에 대한 이해
19세기 초 철학자나 정신의학자들은 범죄란 '자유의지'에 관련된 문제로서 죄를 저지른 사람이 자신이 저지른 죄의 결과가 어떠하리라는 것을 과연 이해할 수 있는가 하는 주제를 자주 토론대상으로 삼았다. 당시 마음(mind)은 곧 이성(reason)이라고 보았기 때문에 늘 이상한 행동은 이성에 결함이 생겨서 한 행동, 즉 '미쳤다'혹은 '제정신이 아니다'라고 간주하였다. 따라서 범죄 역시 이성을 어기는 행위로서 제정신이 아닌 상태로 간주할 수 있었는데, Pinel(1809)은 '습관적으로 이기적이며 반사회적 행동을 하지만, 그런 상황이 정신적 질병의 징후를 나타내지는 않는 사람들'을 구별해 낼 필요가 있다고 느끼고, 이들을 따로 'manie sans delire(insanity without delirium)'라는 용어로 지칭하였다(이수정, 허재홍, 2004, 재인용). 'manie sans delire'라는 용어는 잔혹하고 무책임하며 도덕심이 없는 것과 같은 특징들은 현저하지만 정신착란과 같은 격앙됨이 없는 조증상태로, Pinel에 의하면 범죄행동 역시 일종의 비이상적 증상이라 판단될 수 있다고 한다.
'범죄심리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이코패스의 특징(2) (0) | 2025.09.04 |
---|---|
01. 정신병질 개념에 대한 이해(2) (0) | 2025.09.03 |
연령 (0) | 2025.09.01 |
대중매체의 영향2 (0) | 2025.08.30 |
공격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0) | 2025.08.28 |